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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범 선교사 -카스피해- (09/30/13)


카스피해 선교회 Caspian Sea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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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가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골로새서 3:13-14) 

안녕하십니까. 카스피해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시는 교회와 가정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기 기원합니다. 저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와 버스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숨가이트에 와서 첫번 여름을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바쿠가 '바람의 도시'인 덕분인지 8월이 지나고 9월에 들어서자 날씨는 눈에 띄게 선선해 진 것 같습니다. 아침 온도는 10도 정도이고 낮에는 15도를 겨우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숨가이트에서는 모든 학교들이 일제히 9월초에 개학을 하자 아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숨가이트 인구의 절반이상이 학교과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계신 곳에서 추석을 잘 지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추석날 저녁에 저도 보름달을 보려고 카스피해 해변가에 가보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낮은 구름이 진하게 깔려 있었기 때문이지 달은 희미한 그림자만을 겨우 비춰주었습니다. 마침 택시도 잡히지 않아서 저는 한시간 정도 해안을 따라서 걸으며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이땅과 이민족을 위해서, 또 저에게 주시는 새로운 학년도를 위해서 기도 하였습니다. 마음이 푸근해지는 추석이었습니다 

새로운 학년도를 맞이하면서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때에 맞추어 제가 사역하는 숨가이트에 카스피해 청소년 센터를 개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는 숨가이트에 있는 국립 공과대학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방 세개짜리 아파트를 임대했습니다. 방 하나는 저와 다른 스탭들의 필요에 따른 숙박을 위해서 또 다른 방들은 영어 수업을 위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저희 사정에 맞는 좋은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것이 특별히 감사한 것은 제가 올해 안에 다시 체재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거주지에서 우편을 받을 수 있는 거리 주소가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저 혼자만의 힘으로 부족하고 영어 원어 교육 사역자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바 저와 동역하는 선교단체의 교육부에서는 저희 신청을 받아들여서 숨가이트에 영어교육 사역자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역자는 금년말 전에 부임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더욱 하나님께 감사한 것은 영어 교육 사역자가 부임할 때까지는 얀센 드브리스 (Jansen de Vries) 형제가 임시로 함께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얀센 형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출생하고 교육을 받았고 신실한 가정교육 덕에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년 여름부터 중앙 아시아를 여행하며 각국에서 소개받은 현지 선교 사역자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하나님의 부름에 대한 확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와 만나게 된 것은 바쿠에서 있었던 선교사들의 교제모임에서 소개를 받았고 이야기 중에 뉴질랜도 출신의 중앙아시아 지역 주재 원로 선교사 한분에게서 같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깊은 교제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얀센 형제가 저희 선교회의 사역과 필요를 이해하고 선교지에서 직접 대학생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또 전도할 수 있는 기회를 귀하게 생각하고 12월말 까지 숨가이트에 머물면서 매주 이틀을 헌신하기로 했습니다. 얀센 형제가 우리와 동역하는 것이 결정되자 사정이 아주 바쁘게 되었습니다. 센터로 사용하는 아파트는 청소 한번 하는 것으로 준비가 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지만 센터를 채울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이 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추석이 끼어 있던 한주일 동안 청소년 센터를 소개하는 전단지를 천여장 복사해서 얀센 형제와 대학교 부근에서 모두 돌렸는데 아제릴도 하루 와서 도와주었습니다. 정규 수업은 101일부터 시작하지만 전단지를 보고 호기심에 오는 학생들을 위한 오픈 수업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얀센 형제가 두개 졍규반을 가르치고 제가 수업태도나 출석태도가 불량한 학생들을 별도로 모아 다시 정규반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임시 클래스를 맡을 생각입니다. 아쉬운 것은 초급반을 운영하기에 아직 스탭이 모자라서 앞으로 겨울이 끝날때 까지는 영어 독해와 회회가 가능한 학생들을 위한 중급반 수업에만 치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얀센 형제와 저 모두 청소년 센터 사역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 하나님이 부르신 그의 백성을 위해서 헌신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7-8월 두달 동안 아제릴 가족과의 모임은 나름대로 어른들에게는 국제적인 이슈들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나누는 기회가 되었고 아이들에게는 몇개의 영어 노래와 짧은 영어 회화등을 가르쳐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9월 개학이 되고 아제릴 아빠의 식당은 다시 바빠지고 앞으로는 시간을 정하지 말고 될 수 있는대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자는 약속을 했지만 저는 그 약속보다는 제가 시간을 내서 낮에 한두번씩 그집 식당에 들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제릴은 5학년이 되어 더 의젓하게 그리고 더 어려운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가족들과 모임에서 한번은 서로의 직업에 대해서 또 앞으로 유망한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 목사이고 숨가이트에서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습니다. 아제릴이 그때까지 제 직업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쯤은 저와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에게 편한 사이가 되었는지 저에게 기독교 목사라는 직업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부정적인 반응을 어린애에게서 듣는 것이 좀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그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아제릴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단호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종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물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갈등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아제릴과의 대화 이후에는 아제르바이잔 민족의 심령에 있는 깊은 상처와 치유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절실함 또 이땅의 선교 사역자들에게 주시는 축복에 대해 더 깊이 느끼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국민들의 종교가 기독교와 이슬람교로 다를 뿐만 아니라 해결이 어려운 국경 문제를 서로 안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중 일부가 아르메니아 깊은 내륙에 위치하고 있고 아제르바이잔 내륙에는 한 지자체가 구성원이 대부분 아르메니아 인들로서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샹태에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뿌리는 그들의 역사를 더 잘 알아야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워진 것은 소련 연방의 형성 과정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아르메니아 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무시하고 그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에 흡수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련 시대 내내 중앙집권적 행정력을 동원해서 문제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곪아가도록 한 듯 싶습니다. 두나라의 갈등은 소련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더욱 심해졌고 90년대 중반까지 전쟁과 휴전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러시아의 중재와 협박으로 휴전을 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서로를 비난하는 것을 그치지 않고 있고 심지어 군인 스나이퍼가 상대방 어린애들을 표적으로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건도 있었고 언젠가는 유럽 국가간 국제 축구대회에서 두 나라가 한 조에 편입되자 서로의 축구 실력 비방에서 시작해서 축구장 폭파 협박까지 이르러 결국은 두나라에게 모두 실격패가 선언되었다고 합니다. 영토 문제의 해결에 관계없이 이제 두나라와 두민족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을 그들의 운명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서로 정체성의 일부인 기독교와 이슬람교에 대한 불만과 증오로 연결되고 있음은 불행스럽게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골로새서 3장의 사도바울의 선포는 바로 이시대의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의 택하신 거룩하고 사랑하신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참음을 옷입고……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12-14)” 감사합니다.

20139월 송인범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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