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순 선교사 -카작스탄- (12/22/13)
- 작성자 : 웹섬김이
- 조회 : 943
- 13-12-23 10:30
보바서신 48호 (2013.10.1~2013.11.30)
"카자흐스탄 중북부 지역 가정교회 모임 시작”
카자흐스탄 중북부 지역 가정교회 조장으로 임명 받은 후 첫 모임을 지난 11월 11일 저희 교회에서 가졌습니다. 이미 알마타 지역과 카자흐스탄 서부 지역, 서북부 지역에서는 가정교회 지역모임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제 북쪽으로 뻗어 나가 처음으로 중북부 지역에서 가정교회 목회자 모임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중북부 지역 가정교회 모임 은 카자흐스탄 중앙에 있는 카라간다 도시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200킬로 떨어진 수도 아스타나와 남쪽으로 약 500킬로 떨어진 제스카즈간을 포함한 지역의 모임입니다. 첫 모임이라 저희 교회 성도들이 섬길 준비를 하며 긴장하고 매우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 하였습니다. 이 나라 문화에 맞게 첫 번째는 고려인 음식인 국수(“국시”라고 불림)와 두 번째는 주 메뉴로 감자와 닭요리를 대접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번엔 첫 모임이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인 사람들이 카라간다에서 오래 동안 함께 사역을 해 왔던 사람들이라 서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첫 모임부터 깊은 교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가정교회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나눔의 시간을 가졌는데, 선교지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원리 원칙에 맞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저희는 선교사와 현지인들이 함께 모입니다. 또한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과 카작어를 쓰는 사람들이 함께 모입니다. 그래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결국 러시아를 주 언어로 결정을 하고 통역을 해 가면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매달 한 번씩 모이기로 했는데, 이 모임을 통해 많은 현지인 목회자들이 쉼과 위로와 격려를 받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방콕 선교사 컨퍼런스”
지난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성광교회 주체로 선교사를 위한 컨퍼런스가 있었습니다. 모두 성광교회에서 파송한 9가정의 선교사들이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멕시코,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모였습니다. 저희 부부도 월요일 카라간다에서 출발해서 거의 24시간 만에 방콕에 도착하였습니다. 주일 사역으로 인해 하루 늦게 방콕에 도착하여 일정보다 하루 늦게 참석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생애 처음 아이들을 현지인 교인에게 맡겨 두어야 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이 되는지 철저하게 비밀로 되어 있어서 아무 것도 모른 체 참석했습니다. 단지 여느 때의 컨퍼런스와 같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방콕 공항에도 아무도 저희 가정을 마중을 나와주지 않아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오랜 선교적 경험 때문인지 전혀 두렵지는 않았고, 심지어 공항에서 환전하여 태국 휴대폰 sim 카드까지 구입하고 택시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 여유도 부렸습니다.
이번 제1회 성광교회 선교사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지난 한 해 교회 사역에 지쳐서 카자흐스탄에서의 사역을 접고 귀국하려 했던 저에게 다시금 구체적으로 선교사로의 부르심을 확인할 수 있었고, 새롭게 다시 출발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유관재 목사님은 마치 저를 위해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신 것처럼 직접 쓰신 카드에도, 설교 말씀에서도 줄 곳 “새롭게 출발하고 그 출발점이 이번 방콕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컨퍼런스 장소였던 방콕의 사바나 호텔이 저희 부부가 14년 전 신혼여행을 가서 첫 날밤을 지냈던 곳으로 저희 가정의 첫 출발의 장소였습니다. 그 장소에서 이번에는 선교사역 후반전을 새롭게 출발하게 되니 주님의 계획하심이 놀랍습니다. 이번 제1회 성광교회 선교사 컨퍼런스를 준비해 주시고 섬겨주시고 물질로 후원해 주셔서 큰 은혜를 받게 해 주신 유관재 목사님과 모든 성광교회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14년 예, 결산 모임”
한 해를 또 무사히 보냈습니다. 새로운 교회 임원들과 함께 2013년도 결산을 마치고 2014년도 예산을 세웠습니다. 지난 한 해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게 되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지난 해 저희 교회 예,결산을 보니 저희 교회 전기와 난방비가 일년 교회 예산의 40%인 18,000불이나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6개월 난방기간을 따져본다면 겨울철에 거의 한 달에 3,000불이라는 재정이 교회 공과금으로 지출되는 것입니다. 교회 운영자로서 솔직히 교회 건물 매매를 고려해 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귀한 헌금이 교회 건물 유지를 위해서 이렇게 많이 지출된다는 사실을 보면서 이 재정을 아껴 영혼 구원과 제자 삼는 일에 잘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지난 한 해 교회 재정을 아끼고 절약해서 예년과는 다르게 올 겨울은 난방비 걱정 크게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저축도 해 놓았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또 하나 교회 개척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교회에서 사례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비록 한 달에 130불 정도이지만 목사에게 사례금을 책정할 만큼 교회가 조금은 성장한 것 같아서 받으며 마음이 흐뭇하고 기뻤습니다. 부모가 성장한 자녀들로부터 용돈 받는 기분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요즘 후원금이 많이 줄어 사실 좀 많이 어려워서 고민이었는데 주님께서 이렇게 재정을 채워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감사함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근원이/ 다원이 소식"
근원이 다원이가 얼마 전 1/4 학기를 마쳤습니다. 무사히 잘 마쳐서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공립학교로 전학을 한 후 처음에 너무 힘들게 적응을 시작했기에 정말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학교를 다시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한 동안 매일 가졌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1/4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얼마나 감사한 지… 비록 성적은 전에 사립학교 때보다 좋지는 않았지만 성공적으로 적응 기간을 마친 것 만으로도 감사가 충분했습니다.
아이들이 점차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이젠 아이들 진학 문제가 피부에 와 닿습니다. 가장 급한 것은 진학을 어디로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대학을 갈 것인지, 한국에 있는 대학을 갈 것인지, 미국에 있는 대학을 갈 것인 지 큰 그림을 이제는 그려 주어야 합니다. 저희는 한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어느 정도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가 너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 MK들의 경우를 보면 특례를 받아 한국에 있는 대학에 가도 한국어가 안 되어서 학교 적응에 실패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한국으로 진학을 결정한 이상 어떻게든 한국어를 잡아 주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게 한다 해도 하루 종일 러시아어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한국어는 너무도 힘든 언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한국에서 보내면서 유익하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야 사역 때문에 나갈 수는 없지만 아내와 아이들 만이라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당장에 비용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지만 주님이 허락하시는 일이라면 주님이 채워 주실 줄로 믿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짧은 이야기, 긴 감동" 달력 선물
새해가 다가오면 저희 교회 성도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달력입니다. 한국에서는 연말이면 한 두개 정도 쉽게 받는 달력 선물이 이 나라에서는 아직도 귀하게 취급됩니다. 연말이 되어도 새해 달력을 주는 곳이 없고 사고 싶어도 한국처럼 예쁘고 커다란 달력은 눈 씻고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저희들을 위해 벌써 몇 년째 달력을 보내 주고 계시는 교회가 있습니다. 바로 시애틀 제일침례교회 유혁동 목사님이십니다. 유혁동 목사님은 아예 시애틀 교회 이름 옆에 저희 카라간다 라드닉교회 이름과 연락처까지 인쇄를 해서 보내주고 계십니다. 얼마나 감사한 지… 이제는 새해가 되면 성도들이 달력을 기다립니다. 올해도 50부를 택배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받은 달력을 미리 각 가정마다 하나씩 선물해 주었습니다. 달력을 받으며 기뻐하는 성도들을 볼 때 귀한 선물을 해 주신 시애틀 제일침례교회 유혁동 목사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김장”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카라간다는 일 년에 한 번 김장철이 되면 배추가 우즈벡키스탄으로부터 올라옵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평소에도 배추를 살 수는 있으나 1kg에 400땡게 하는 가격으로 배추는 손도 대지 못하고 보통 양배추 김치만 먹습니다. 그러다가 우즈벡키스탄에서 올라 온 김장철의 배추는 1/6 가격인 1kg에 70땡게에 살 수 있어 저희 가정은 일 년에 한번 배추김치를 담그고 있습니다. 올해도 90kg을 사다가 배추를 절여 김장을 담궜습니다.
아내와 단 둘이 하는 김장이라 많이 힘들어서 한국처럼 절여진 배추를 사면 얼만 좋을까 하는 상상도 해
봅니다. 그렇지만 이 선교지에서 김장을 담궈 먹는다는 것 만으로도 다른 선교지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크나 큰 축복이기에 오히려 감사함을 더 많이 배웠습니다.
김장을 마치고 몇몇 교인들에게 맛 좀 보라고 반 포기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맛을 본 교인들이 고려인 식의 김치보다 한국식 김치가 더 맛있다고 올해는 한국식으로 교회 김장을 하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저희는 고려인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민족들을 고려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교회 김장을 한 적이 없어 교회 예산이 없다 했더니, 아예 배추 40kg을 헌물해서 가져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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